자기 전에 핸드폰을 덮었다가 [[이재윤|재윤]]의 얼굴이 보고싶어서 카톡 프로필을 봤다. 재윤의 냄새를 맡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. 그냥 가만히 기대서 냄새를 맡고 싶다. 그러고 있으면 좀 눈물이 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다가. 왜 눈물이 날까? 그게 내가 애인이 있고 재윤을 (적어도) 더 이상 사랑하지 않아야 하는 상황 때문에 나는 눈물이라면, 재윤이 나에게 격정을 일으킨다기보다는 상황 안에 들어온 누구라도 나에게 같은 격정을 일으킨다는 말 아닌가? 어느 정도는 맞다. 비슷한 상황들을 나는 기억에서 끄집어낼 수 있다. 그렇지만 지금 재윤이 서있는 자리가 기적적으로 비워진다고 해서 아무나 그 자리에 와서 설 수 있는 건 아니다. 재윤의 무엇이 나를 끌어당기는지, 더 정확히는 내가 재윤에게서 무엇을 보는지를 잘 관찰해야 한다. 당장 생각나는 것은 더 큰 것을 향한 욕망. 어디론가 가고자 하는 의지. 거기에서 나오는 듯한 약간 삐죽삐죽한 언어. 그 너머에서 많은 것들이 자주 부딪히는 듯한 표정. 눈빛. 타인과 소통할 때의 성실함. 그 뒤의 피로도. 따뜻함 뒤의 절망, 격정, 분노 같은 것. 그것을 잘 그러모아 스스로의 고삐를 신에게 건네는 용기. 투지. 삶을 향한 투지. 유한한 몸으로 할 수 있는 가장 영원에 가까운 일 아닐까? 타임라인을 영원히 늘리고 거기에 따라 살기. 인스타 보다가 생각난 나의 어떤 취향 줄기. 에드워드 노튼. 스티브 카렐. 벤 스틸러. 제시 아이젠버그. 이 스피치와 움직임에 재윤도 들어가지 않을까? 점피하고 긴장이 많은 움직임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