웹툰 보다가 갑자기 감정이 덮쳐와서 핸드폰을 덮어두고 속수무책으로 눈물을 흘려야 했다. 웹툰은 친구와 서로 안된다고 밀어내면서 가까워지는 내용이었는데. 나는 무의식중에 [[이재윤|재윤]] 생각을 쌓아올리고 있었던 걸까? 이 정도로 운 것도 오랜만이고 운 이유가 아마도 재윤과 모든 것을 실험해볼 수도 없고 내 욕망을 지울 수도 없어서인 게 웃기다. 눈물이 그치고 나서도 심장이 계속 둔중하게 뛰었고 꽤 오랜 시간 전혀 가라앉지 않았고 심해지기까지 했다. 나는 두 팔을 올려 얼굴에 얹고 숨을 몰아쉬다가 몸부림을 치다가 머리를 치다가 그랬다. 속수무책이다. 그러다가 재윤의 카톡 프로필 사진들을 넘겨봤다.
한 시간 반을 각성해 있다가 드디어 잠이 온다. 지금은 새벽 2:29 이다.
이렇게 격한 끌림을 감지하고 느끼고 거부하고 굴복한 게 얼마만일까? [[한민국|H]]나 [[Richard Greenfield|R]]이 있었다. 그들에 대한 욕망은 해소되었다. 욕망을 쌓아올렸고 뭉쳐서 스스로의 생명력을 가지고 커졌지만 섹스도 했고 특히 [[Richard Greenfield|R]]은 여러 맥락의 모습도 많이 봤고 해소될 시간도 충분히 있었다. 평범한 인간이라는 것도 확인했고 때론 정말 매력적이지 않은 인간이라는 것도 확인했다. 이 모든 해소의 계기가 재윤에 관해서는 없다. 말 안 통한다고 느낄 때 정말 조금 줄어드는데 그것마저도 해소가 아니라 나를 미로 속으로 살짝 더 밀어넣는 계기가 될 뿐이다. 나는 재윤의 모든 게 궁금하고 그게 일상의 대화에 드러나고 나는 엄청나게 티를 내고 싶고 동시에 들키면 망할 거라고 생각한다.